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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나는 종종 길을 걷다 보이는 사람들을 죽이는 상상을 했다. 내가 손으로 이렇게 쉭! 하면 그 사람 목이 날아가고, 손가락으로 이렇게 휙! 하면 저 사람 머리가 터지고, 팔을 이렇게 휘두르면 배가 터지고, 거리는 피투성이가 되고, 아비규환이 따로 없고
아마 그때쯤 읽던 판타지 소설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굉장히 노골적인 소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잔혹한 먼치킨 주인공은 수많은 이들을 죽였는데, 자신을 추종? 사랑? 경애? 사모? 하는 수많은 여자들에게는 따뜻했었다. 차도남, 까도남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때가 그 즈음이었나. 읽으면서 내가 다 황당한 내용이었다. 걔는 뭔 생각으로 나한테 이 소설을 추천해 준 거지?
익명의 누리꾼에게 상담을 받아보았다. 그는 말했다. 단순한 중2병에 불과하다고. 특별히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고1씩이나 되어서 중2병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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