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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폭탄 테러 후기
結論から言う。失敗した。당연한 이야기다. 실패하지 않았다면 후기를 쓸 일도 없을 테니. 실패했으니 그걸로 끝인 것은 아니다.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분석하면 생산적인 무언가가 나올지도 모른다. 설령 비생산적인 것만 나오더라도, 분석은 본능이다. 역사학이 그렇다. 역사학에 따르면 역사는 반복된다. 어차피 반복될 거 뭐 하러 연구해? 본능 외에 다른 설명은 없다. 굳이 있다면 지적 허영 정도. 하긴 허영이 좀 더 근원적인 본능이죠. 사회적 동물은 어쩔 수 없어.
자살 폭탄 테러는 다음 3요소로 구성된다.
- 자살
- 폭탄
- 테러
이 셋은 독립이다. 엄밀한 확률론적 의미에서의 독립은 아니다. 그냥 애매한 의미에서의 독립이다. 쌍마다 독립(pairwisely independent)인지 그냥 다 합쳐서 독립인지 따질 필요도 없다. 다음 예시들은 셋이 독립임을 잘 보여준다.
- 000: 많은 사람들은 자살 및 폭탄 및 테러랑 상관 없이 산다.
- 100: 목 매달아 자살, 약 먹어서 자살, 칼로 찔러서 자살, 총으로 자살,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서 자살, 비활성 기체로 자살, 연탄 가스로 자살, 저체온증으로 자살
- 010: 폭탄을 만들었지만 자살에도 안 쓰고 테러에도 안 쓸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터널을 팔 때 돌을 깨부수는 데 폭탄을 쓴다.
- 001: 자살도 안 하고, 폭탄도 없이 테러하기도 한다. 총기 테러라던지.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를 검색해보세요.
- 110: 폭탄 있으면 테러해서 민폐 끼치지 말고 혼자 자살하세요.
- 101: 미국 학교 총기 난사범들은 총으로 자살한다.
- 011: 다리에 폭탄을 묶은 비둘기를 사람 많은 곳으로 날려보내서 테러! 내가 예전에 이거 막는 법 연구했다.
- 111: 내가 하려고 했는데 실패함.
실패란 무엇을 뜻할까? AND? OR? 자살 및 폭탄 및 테러에 모두 실패? 자살 및 폭탄 및 테러 중 적어도 하나에 실패? 다행이 이 기술적 조건을 고민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나는 셋 모두에 실패했으니. 형식논리적으로 AND이면 OR이다. 실패를 무슨 뜻으로 보든 나는 실패했다.
폭탄은 큰 난관이었다. 어디서 구할지 알 수 없었다. 빵집에서 케이크를 사면 폭죽을 주긴 한다. 그러나 생일이라고 거짓말해야만 한다. 빵집 점원을 속이는 건 쉽다. 그러나 경찰까지 속일 수는 없다.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생일이다. 누구의 생일이 몇 월 며칠인지 알아내는 건 경찰에게 식은 죽 먹기다. 나는 경찰이 두려웠다.
밥솥 폭탄이라는 게 있다고 들어봤다. 들어만 봤다. 어떻게 만드는지 모른다. 그 이후로 주욱 밥솥 공포증에 시달리며 산다. 언제 밥솥이 폭발할지 몰라 두렵다. 밥솥 안에는 고압의 기체가 들어있다. 갤럭시 노트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렇게 폭탄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