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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축되어 있는 이 복잡하고 죽을 것 같고 답답하고 꽉 막혀있고 눌려있는 기분을 폭발시키고 싶다. 뭘 해야 하나.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때는 곤충을 괴롭히면서 놀곤 했다. 개미를 잡아서, 다리를 하나 하나 뜯어내고, 더듬이도 뜯어내고, 짓눌러서 죽이고... 잠자리를 잡아서 머리를 뜯어내고... 그 때 내가 괴롭혔던 걔내들이 지금 나한테 복수하는 건가? 복수라기에는 상당히 온건하네요. 제 팔 다리 머리 허리 눈은 거의 온전하거든요.
곤충들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제발 용서해줘. 그러나 이제 와서 잘못을 빌어도 무슨 소용이겠어요. 이미 내가 걔내들을 실컷 괴롭히다 죽여버린 후인데. 그래도 정말 고맙습니다. 제 팔이나 귀나 눈을 뜯어가지 않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했던 행동들을 그대로 돌려주지 않아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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