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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나는 후회를 별로 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모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지.
어쩔 수 없었다.
사실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었나?
아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은 별 일이 없었기에 후회를 하지 않는 것인가?
어쩌면 그럴수도 있다.
부모님이 아이폰을 안 사줘서 너무 화가 나서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는데, 안 죽었지만 하반신 마비가 된 여자 중학생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확실히 그 정도의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 정도라면 분명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그 일에 비하면 지금까지 내 삶에 일어났던 일은 다들 무난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을 되짚어보자.
증오심에 불타 A를 죽이지 않고 B를 죽였던 일
증오심에 불타 사람을 죽였던 일
점심메뉴 A를 시키지 않고 B를 시켰던 일
점심을 먹었던 일
전자제품 A를 사지 않고 B를 샀던 일
전자제품을 샀던 일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지 않고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하느라 젊음을 허비했던 일
게임을 하느라 젊음을 허비했던 일
결혼 상대로 박명수를 고르지 않고 유재석을 고른 일
결혼
자살을 총기로 하지 않고 투신한 일
자살
화를 참지 못하고 "죄송합니다"대신 "뻐큐먹어"라고 말한 일
화를 참지 못했던 일
자금을 카카오벤처스가 아닌 신한금융투자에서 유치한 일
자금을 유치한 일
암호화폐 중 비트코인을 사지 않고 리플을 산 일
암호화폐를 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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