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용어 정의

 

도덕: 관습적인 그 뜻과 같음, 의무를 내포

미덕: 도덕에서 의무를 제외한 것

비도덕: 관습적인 뜻과 달리, 도덕적 가치에 대해 중립적임을 뜻함; 이 편이 문자적 의미를 충실히 따른다

악덕: '비도덕'의 관습적 뜻과 같음

 

나는 도덕적 허영을 싫어한다. 내가 말하는 도덕적 허영은 관습적인 의미의 도덕적 허영과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도덕적 허영이란

 

1. 도덕적인 인간이 되고자 함, 스스로를 도덕적으로 간주함

2. 도덕을 행함

 

1은 만족하나 2는 만족하지 않을 때를 말한다.

 

내가 말하는 도덕적 허영은 1만을 뜻한다. 2는 관계없다. 2를 만족하든, 만족하지 않든, 1만 만족하면 도덕적 허영이다. 이하 이 뜻으로만 사용한다.

 

'도덕적 허영' 대신 '도덕 추구'라는 용어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도덕 추구'는 관습적인 의미에서 1과 2를 모두 만족한다. 사실 2를 만족하는지는 약간 애매하나, 내 감으로 다소나마 2를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2와 관계없는 정의를 원했다. 관습적 의미에서의 '도덕적 허영'과 '도덕 추구'를 합하면 내가 원하는 의미가 된다. 내가 원하는 용어의 후보로서 둘은 동등한 위치에 있었다.

 

내가 '도덕 추구'대신 '도덕적 허영'을 택한 이유는 전자의 긍정적 함의와 후자의 부정적 함의 때문이다. 내가 싫어하는 것이기에 부정적 함의를 가진 단어를 택했다.

 

문자적 의미를 고려해도 '도덕적 허영'이 더 적합하다. 2와 관계없는 1은 허(虛)한 것이다.

 

----

 

스스로를 낮추는 행동은 많은 경우 미덕으로 간주된다. 도덕으로 간주되지 않고 미덕으로 간주된다고 한 이유는, 이는 의무로 취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높이는 행동은 많은 경우 반도덕적으로 간주된다.

 

'높인다', '낮춘다'는 정의하지 않는다. 관습적이고 모호한 뜻 그대로 사용한다.

 

이러한 미덕과 반도덕의 정의는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매우 자연스럽다. 인간의 본성은 스스로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그 편이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개체 또는 유전자의 생존에만 유리했을 뿐, 사회의 번영에는 불리했다. 사회를 위해 개체는 스스로를 낮출 필요가 있었다.

 

이 관점을 일관적으로 적용하면, 도덕적 허영은 악덕이며, 도덕적 허영의 반대, 즉, 스스로의 도덕성을 낮추는 것이 미덕이다.

 

이는 사회통념과 다르다. 사회통념상 도덕적 허영은 도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내가 볼 때 중요한 것은 2다. 도덕적 허영을 도덕으로 간주하는 이유는, 1은 2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1이 2로 이어지는 것은 원시사회에나 해당했다. 현대사회에서 1은 2로 이어지지 않는다. 2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1보다는 냉철한 지성과 분석적 사고다.

 

2를 타인에게 주장하는 것은 결국 1의 역할이다. 1이 강하다면 내가 2라는 것을 타인에게 인식시킬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삶에 도움이 된다. 결국 다음과 같다.

 

3. 개인이 1에서 추구하는 바는 다소나마 2를 반영할 수 있으나 스스로에게 유리하도록 인간은 진화했다.

 

이럴진대, 1을 따른다고 2가 나오지 않는다.

 

도덕에 있어 결국 중요한 것은 2다. 3이기 때문에, 1을 무시하고, 2만으로 도덕을 규정하는 것이 옳다.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반직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자세한 과정은 생략한다.

- 상대를 속으로 깔보는 것은 비도덕적이다.

 

----

 

3은 위 분석의 결론을 이끌기 위한 중요한 근거였다. 3의 자연스러운 결과는 1로 도덕이 규정되는 것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2로 도덕을 규정했다.

 

그러나 과연 피했을까?

 

제목인 "결국 나한테 유리한 도덕 체계를 설계하려고 했던 거였네"는 메타분석이다. 매우 우울한 메타분석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분석은 메타-1을 위한 시도였으며, 그 과정에서 나는 메타-3을 피하지 못했다. 전부 내게 유리한 도덕의 정의였다.

 

왜 나는 이러한 도덕관념을 갖게 되었을까? 분석 단계에서 서술했다. 스스로를 높이는 것이 악덕이라면, 스스로를 낮추는 것은 도덕이다. 1에도 이는 적용된다. 그러나 이는 스스로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후행적 논리일 뿐, 원인 분석이라는 측면에서는 크게 고민해보지 않았다. 나는 왜 이렇게 됐지?

 

논리학에서, 메타논리를 통해 공고히 하고자 했던 대상논리는 결국 메타논리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는 대상논리의 문제를 메타논리의 문제로 옮겼을 뿐이다. 한 단계 올라갔지만, 결국 스스로를 재발견했다. 논리학자가 된 기분이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