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위생은 기본적으로 인구가 밀집된 도시 문명에서 질병의 전파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 선진국 주민들의 개인 위생관념은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다소 과하다. 예를 들자면
매일 씻지 않아도 된다
옷은 한 달에 한 번만 빨아도 된다
타인과 칫솔을 공유해도 된다
설거지할 때나 빨래할 때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남이 먹던 음식을 먹어도 된다
물론 (of course) 잘못된 위생의 파급력이 매우 큰 식당이나 식품공장에서는 위생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곳에서는 개인위생과 달리 위생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
이러한 점으로부터 나는 위생을 남들보다 덜 신경쓰게 되었다. 그 일환으로
바닥에 떨어진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쓰레기통 옆에 누가 버린 치킨박스에 남은 치킨을 먹었다
편의점 테이블에 누가 먹다 남긴 즉석식품을 먹었다
버스정류장에 누가 놔둔 커피를 먹었다
버스정류장에 누가 놔둔 커피를 마신다면 이상한 것인가? 나는 이상한가?
나는 위의 행위를 할 때 주변에 지켜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행동했다. 나는 이상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일까?
어릴 적 나는 이상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에 매우 거대한 두려움을 느꼈었다. 그 두려움은 매우 컸고 매우 고통스러웠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그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행하게 되었다. 매우 편안하고 행복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상한 사람 코르셋을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한 것인가?
왜 본 글은 주로 의문문으로 표현되는 것인가? 나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무엇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