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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족발을 평범한 인간이다 족발을 좋아하는.

비범한 인간이라면 족발보다는 모나리자나 레오나르도다빈치나 마테오리치나 알카에다나 라이프니츠를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평범한 인간이다 족발을 좋아하는.

논문이 떨어져도, 대학에 떨어져도, 취업에 떨어져도, 바닥에 떨어져도, 족발과 같이 막걸리를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비범한 인간이라면 논문이 억셉됐을때나 주식이 올랐을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나는 평범한 인간이다.

비범한 인간이라면 좆도 맛대가리도 없는데 가격은 매미창렬인 음식을 굳이 찾아서 먹을지도 모르겠다. 클레오파트라가 루비와 다이아몬드와 옥과 진주를 녹여서 저녁으로 먹은것처럼? 나는 평범한 인간이라 가성비 쩌는 음식을 찾는다. 역시 가성비가 최고다. 가치가 혼란스러운 이 시대의 등대다.

비범한 인간이라면 족발보다는 오이소박이나 오이피클이나 생오이를 더 좋아하겠지. 하지만 나는 족발을 좋아하는 평범한 인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족발전문점은 진짜 개쩐다. 어떻게 이 가격에 이 구성이 나오지? 심지어 배달도 무료인데 쿠폰까지 준다. 쿠폰을 모으면 족발 대자를 준다고 하는데 쓰기 미안해 죽을것같다. 하지만 이기심 앞에서 미안함은 갈 곳을 잃고 나는 쿠폰을 사용할 것이다. 이런 곳은 안 시키는 것이 손해다. 한동안 안 시켰는데 진짜 존나게 손해봤네. 앞으로는 하루에 두번씩 시켜야겠다.

솔직히 치킨에 비하면 족발 가격에는 거품이 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집은 아니다. 가성비 개쩐다 진짜. 막국수에 주먹밥에 각종 야채에 새우젓에 마늘에 도데체 뭐가 남는거지? 땅 파서 장사하나?

나는 비범한 인간이고 싶었다. 그러나 족발 앞에서 평범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족발을 포기하면서까지 비범 컨셉을 잡고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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