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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음주

계산 2023. 10. 30. 19:48

공복에 술을 마시면 몸에 나쁘다던데 병신같은 소리다. 햄버거 먹을 때 감자튀김이 몸에 나쁘니 먹지 말라는 수준의 소리다. 아니 누가 몸에 나쁜 걸 모르나? 감자튀김이 맛있으니 건강을 희생해가며 먹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공복에 술을 마셔야 알콜 흡수가 잘 되서 공복에 마시는데 공복에 마시면 알콜 흡수가 잘 되니 공복에 마시지 말라고? 그럴거면 음주를 뭐 하러 하나? 속이 따갑고 혈중 알콜농도가 높아져서 정신이 혼미해지는 맛으로 음주를 하는데 배부를 때 아무리 벌컥벌컥 마셔봤자 아무 효과도 없고 소용없다. 마실 거면 공복에 마시는 것이 좋다.

To be fair, it is actually something informative for those who don't know. I have to give credit where it's due. 사실 내가 감자튀김이 몸에 나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공복 음주가 몸에 나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모두 사회에 그런 이야기가 흔히 돌아다녔기 때문일지 모른다. 다만 언어를 정밀하게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오해일지 모른다. 정밀하게 표현하자면

감자튀김은 같은 양의 햄버거에 비해 몸에 나쁘다. 그러나 만족도에 비해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서 "양"이란 모호한 표현인데 열량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으나 원래 문장 자체가 모호했을 뿐더러 정확히 열량을 의도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모호한 표현을 택했다.)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한다고 했을 때 공복 음주는 음식이 위에 들어있을 때 음주하는 것보다 몸에 나쁘다. 다만 섭취하는 알코올 양이 아닌 흡수되는 알코올 양을 기준으로 한다면 공복 음주는 찬 속에 음주보다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며 음주의 만족도는 알코올의 섭취량이 아니라 알코올의 흡수량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존나 길고 복잡하네

생각해보면 진리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길고 복잡하다. 진리가 단순성에 있다는 것은 개소리다. 진리를 위해 10페이지짜리 적분식을 푸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추상화하면 단순해지겠으나 그러면 문외한은 그 추상화를 이해할 수 없거나 오해한다. 그러한 오해는 특히 유사과학자의 주특기다.

섭취와 흡수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쉽다고? 그렇다면 인간의 인지습관이나 행태에 대한 이해가 얕은 것이다. 아니면 뭐 3 표준편차나 4 표준편차 기준으로는 쉬울지도 모르겠다.

나는 0.5 표준편차 정도라서 어렵다. 그리고 이게 평균에 훨씬 가깝다.

이전에는 내가 1 표준편차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중대한 오류였다. 나는 1 표준편차에 미치지 못한다. 아마 0.5 표준편차 정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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