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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요
이대로 살기가 너무 힘들어요
매일 엉엉 울고있어요
하루종일 자살 생각만 하고 있어요
역시 자살이 답일까요
죽음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고통에서의 유일한 해방구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도 고통을 벗어날 수 없으세요? 어서 자살 ㄱㄱ 하세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참고로 독극물 자살이나 자상 자살(전근대 일본의 할복 자살 제외)은 그다지 성공률이 높은 방법이 아닙니다. 병원에서 어떻게 해서든 살려냅니다. 총기 자살, 투신 자살, 목매달 자살이 성공률이 높은 방법입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 시도를 많이 하지만 자살 사망률은 남성이 더 높은 이유는 여성은 성공률이 낮은 방법으로 주로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공률이 낮은 방법이 꼭 나쁜 방법이라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일단 성공률 높은 방법은 방법 자체가 매우 공포스럽습니다. 성공률이 높다는 점 자체가 우선 공포스럽습니다. 결국 쫄린 나머지 공포를 회피하고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덜한 방법을 택합니다.
사실 자살은 단순히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만은 아니고 "도움을 바라는 외침 cry for help" 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 가장 성공적인 시나리오는 자살에 실패하는 것입니다. 목숨을 보전하면서 주위를 환기했습니다. 이제 치야호야 받을 일만 남았습니다.
결국 삶의 목적은 치야호야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한편으로 허무하기도 하네요. 정말 치야호야가 삶의 목적인가? 내가 고작 치야호야 받으려고 자살 쇼를 하는건가? 내가 그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라니. 그럴바에 그냥 죽어서 사라지는 것이 낫다.
범죄 저지르고 자살하는 사람들은 치야호야도 못받아요.
사실 치야호야 받아도 별로 소용없다. 경제적 이유가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인데[1], 치야호야 몇마디보다 돈 한 천만원이 훨씬 삶에 도움이 된다. 치야호야 받아봤자 기분이 나아지는 건 매우 짧은 순간이고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고통은 지속된다.
[1] 전에 읽은 자살생존자 심층조사 논문에 따르면 그렇다고 한다. 내가 그렇다고 굳이 그거 찾아서 링크 달아야겠냐? 그냥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라.
이렇게 말하고 보니 자살방조죄에 걸려서 취조받을까봐 좀 쫄리긴 하네요. 이 좆같은 나라에서는 별걸 다 범죄화한다. 하긴 SCV가 자꾸 터지면 곤란하니까. 출산률이 떨어지면 곤란한 이유와 같다. SCV생산이 멈추면 정말 곤란하다.
하지만 어쩌면 앞으로 행복이 많이 남아있을 수도 있어요. 비록 지금은 개좆같이 불행하지만 조금만 더 버티면?
조금만 더 버티면?
버티면??????
과연????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나마 근사 가능한 방법은 (however remotely) 최근값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주식시장이지만 오늘의 값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중간은 한다. 복잡한 방법을 쓰면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지만, 복잡한 방법은 어려운 법이다. 내게 그런 능력는 없다.
앞으로 10년 안에 내 삶이 변할 일이 있을까? 역사를 공부하여 과거로부터 미래를 extrapolate 하는 것처럼, 앞으로의 10년이 궁금하면 우선 최근의 10년을 살펴보면 된다.
최근 10년, 어땠더라... 생각해보니 존나 씹년같았다. 미래의 10년도 이렇게 씹년같은걸까?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지금 자살하는 게 최선이다. 더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10년 전에 자살하는 게 최선이었다.
그러나 역시 죽음은 공포스러운 법이다. 사실 요새 약이 잘 들어서 별로 고통스럽지도 않다. 이정도면 살기 편안하다. 인간은 호르몬의 동물이다. 치야호야도, 돈도, 결국은 호르몬 조작을 위한 수단이다. 그럴바에 그냥 호르몬을 직접 조작하면 된다.
이제 고통은 없어졌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기쁨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삶의 관성과 죽음의 공포로 살아간다.
특이점이 오면 뭔가 좀 바뀔까? 특이점은 내 유일한 희망이다. 솔직히 그냥 SF 미래뽕 인공지능뽕 망상에 지나지 않지만, 회귀 망상, 빙의 망상, 환생 망상보다는 더 그럴듯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