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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소설을 쓴다고 해보죠. 창의적 활동이죠? 아니면 그림을 그린다고 해보죠. 창의적이죠? 뭔가 내 속에 있는 걸 손 가는 대로 표현하면 되니까 아주 창의적이네요.
그렇다면 수학문제를 푼다고 해보죠. 창의적인가요? 존나 안 창의적입니다. 정해진 절차에 맞춰서 문제를 풀어야돼요. 문제 풀다가 중간과정에 계산을 좀 창의적으로 해서 2+2=5 가 나와버리거나 아니면 0으로 나누거나 하면 그건 창의적인게 아니라 그냥 병신인거에요. 아니 이런 병신같은 학문이 있다니. 내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한 노력은 인정하지도 않고, 한 단계가 틀렸다고 내 답을 병신취급하다니 아니 시발 진짜. 뭐 이렇게 좆같은 규칙이 많지?
사실 프로그래밍에 비하면 수학은 별거 아니다. 수학은 그냥 논리적이기만 하면 되지 프로그래밍은 뭐 이렇게 좆같은 규칙이 많지? 맨날 뭔가 틀려서 컴파일 에러 나고 링크 에러 나고 빌드 실패하고 런타임 에러 나고 실험이 터진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사실은 소설 쓰기에서도 규칙이 아주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은'과 '는'을 적재적소에 잘 구분해서 써야하는 규칙이라던지, '이'와 '과'를 적재적소에 잘 구분해서 써야하는 규칙이라던지, '은/는'과 '이/가'를 적재적소에 잘 구분해서 써야하는 규칙이라던지... 암시적인 규칙들이 너무 많아요. 한국어 문법론 책을 아무거나 찾아보면 아주 다양한 규칙들을 볼 수 있습니다.익거 안 지끼고 그를 쓰먼 긇을 씨밣 이그라고 슨 거놔? 이거 도저히 읽을 수가 없고 그냥 빵점이에요. 소설로서 가치가 하나도 없어요.
Or suppose that you write in English. Or Japanse. Or American Sign Language. Or Klingon. Is it going to be creative? You're going to constantly worry about grammatical errors and awkwardness of expressions. You have to stick to the rules! Any deviation from the rules is a painful failure. Inventive syntax equals terrible composition. You are not going to follow your own inner creativity; you are going to follow the rules.
잘 생각해보면 사실 수학 말고 글쓰기도 지켜야 할 규칙이 존나 많습니다. 하지만 그 규칙이 지키기 존나 쉬울 뿐이죠. 사실 수학은 규칙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논리적이기만 하면 되는데 그 규칙이 지키기 죽기보다 어려워요. 프로그래밍도 규칙이 많다고는 하지만 프로그래밍 고수한테 사실 그건 별거 아니고 지기키 존나 쉽겠죠. 영어의 규칙이 원어민한테는 지키기 존나 쉬운것처럼.
규칙을 지키기 쉽다고 해야 하나? 사실 '은'과 '는'을 구분하는 정도의 규칙이면 이건 지키기 쉽다기보다 안 지키기가 어렵다. 'a'와 'an'을 구분하는게 죽기보다 어려운데 원어민한테는 존나쉽겠지 아마.
결론: 규칙을 지켜야 되는 건 수학이나 글쓰기나 마찬가지다. 다만 규칙 지키기가 어려워서 수학은 안 창의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면 그림 그리기는? 그림 그리기에는 규칙이 있는가? 내가 미술학원 다녔는데 붓터치하고 선긋기만 6달 했는데 그게 규칙이라면 규칙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