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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사람이다. 지금까지 삶에 임하여 전력을 다해 노력해왔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내 노력의 결과다. 나의 피땀으로 일궈낸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은 비행기 한 대가 전부다. 너무 보잘것없다. 비행기라고 하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랍에미리트항공은 비행기를 수백 대 보유하고 있다.) 도대체 이 비행기를 어디에 쓴단 말인가? 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하려고 해봤지만 나는 비행기 운전을 할 줄 모르므로 기장(비행사)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연료값이 많이 들고 안전한 운행을 위해 점검도 해야 하는데 그게 다 비용이다. 다행히 밥은 혼자서 찾아 먹으면 되니 항공승무원 비용은 아낄 수 있겠지만 그걸 고려해도 대한항공 비즈니스 클래스가 훨씬 더 싸다.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면 돈을 더 아낄 수 있다. 퍼스트 클래스가 논외인 이유는 그런 자본가적인 클래스를 내가 탈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아무데도 쓸데가 없다. 피땀 흘려 노력한 결과가 겨우 비행기라니 분노가 멈추지 않는다.

 

1만 시간의 법칙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예로 롤을 1만 시간 넘게 했는데 브론즈인 사람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불합리하다. 1만 시간을 했으면 적어도 다이아몬드는 되어야 하지 않나? 영문을 알 수가 없다. 설마 원래 노력이란 배반당하는 법인가? 혼란의 심연에서 허우적거리던 그 때 한 유튜브 댓글이 내 눈에 들어왔다.

 

"노력의 방향이 잘못되었다. 그가 1만 시간동안 *제대로* 노력했으면 분명 프로게이머가 되었을 것이다."

 

이것인가? 내 노력의 결과가 겨우 비행기인 이유도 내가 *제대로*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삶을 되돌아봐도 내 노력이 정말 *제대로*인 것이었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나는 *제대로* 노력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한 가지의 질문을 더 할 수 있는데 나는 *제대로* 노력하기 위해 *제대로* 노력했나? 그것까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분명 *제대로* 노력하기 위해 *제대로* 노력하기 위해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노력했다. 여기서 새로운 질문을 하나 더 할 수 있겠지만 무한소급에 빠지므로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하자.

 

마냥 노력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노력의 방향이란 중요한 문제다. 그렇다면 노력의 방향을 잘 잡기 위한 노력의 방향 역시 중요한 문제임이 틀림없다. 이처럼 이 문제는 메타차원에서 중요한 파생문제를 무수히 낳는다는 것을 위에서 살펴보았다.

 

메타차원은 아니고 옆 차원에서 던질 수 있는 다른 질문은 나는 무한소급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했는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걸 보니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무한소급을 해결하기 위한 나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나는 노력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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