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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에서의 직업이 없습니다. 즉, 저는 백수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전문 유튜버라고 (전문 유튜브 시청자) 생각할 때도 있지만 동영상 제작이 아닌 동영상 시청을 전문으로 하는 것은 직업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100만원정도의 과금은 제게 우습습습니다. 또한 시계 수집과 자동차 수집이 취미입니다. 시계는 벽에 거는 시계 말고 손목에 차는 시계를 수집합니다. 자동차는 자동차 모형 말고 실제로 사람이 안에 들어가서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를 수집합니다. 카시오와 현대는 물론 둘 다 매우 좋은 브랜드입니다. 다만 저는 다른 브랜드를 더 선호하기에 카시오 시계와 현대 자동차는 수집하지 않습니다.
시계나 자동차 같은 걸 수집하려면 돈이 많이 들지 않소? 본인은 게임 잡템 수집, 라면 봉지 수집, 인터넷 짤방 수집같은것밖에 안 해봐서 잘 알지는 못하오만...... 참고로 본인의 컬렉션은 아주 상당하다오. 특히 인터넷 짤방 수집은 본인의 전문분야라오. 하긴 요즘에는 자동 크롤링으로 한번에 몇천개씩 짤방을 수집하는 젊은이도 있다고 들었소만...... 본인은 그런 건 진정한 수집이 아니라고 믿고있소. 본인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수집한 짤방이 이미 10기가바이트를 넘는다오. 크롤링으로 10분만에 10기가바이트를 채운 양산형 컬렉션과는 차원이 다르다오. 마치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든 가방과 공장에서 양산된 가방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오. 물론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일하는 소녀의 실력은 작업속도와 완성도 모든 면에서 타성에 젖은 이태리 돼지를 아득히 능가하오만, 본인은 이미 본인의 포인트를 명확히 설명했다고 믿소.
당신의 취미인 게임 잡템 수집, 라면 봉지 수집, 인터넷 짤방 수집에는 관심없습니다. 물어보지도 않은 사실들을 줄줄이 늘어놓으시는데 너무 듣기 지겹네요. 하긴 저도 전에 1기가바이트 정도 어떤 연예인 짤방을 수집했던 적이 있었죠. 어느 순간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 삭제해버렸습니다.
짤방 수집 중에 최하급인 연예인 짤방 수집 같은거나 했던 주제에 무의미니 어쩌니 하며 세상을 달관한 듯이 말하지 마시오. 이제보니 당신은 전형적인 연예인 짤방 수집후 현자타임와서 의미없음 (앵)무새충(벌레)으로 보이오. 우물 안 개구리 같은데 제발 본인의 주제를 아시오.
네, 알겠습니다.
이제라도 알았다니 다행이오. 질문이 하나 있는데, 시계나 자동차 수집 같은 걸 하려면 돈이 많이 들지 않소? 참고로 "너는 정성보다는 자본력으로 무장한 돼지에 지나지 않지" 라고 암시하려는 것은 아니오. 그저 순전히 궁금할 뿐이오.
그렇습니다. 시계가 보통 하나에 1억, 차는 한 대에 10억정도 하니까, 많이 든다고 할 수 있죠.
그 돈이 어디서 났소? 백수라며?
왜 제가 직업이 없다고 해서 돈까지 없을 거라고 가정하시는 거죠? 일해서 돈 버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버린지 오래입니다. 인류 역사상 잠깐의 예외가 있었지만, 고대로부터 돈은 일해서 버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은행을 털 수도 있고, 은행 전산시스템을 해킹해서 제 계좌에 저장된 금액을 조작할 수도 있고, 랜섬웨어를 배포해서 데이터를 빌미로 비트코인 입금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제가 직업이 없다는 건 현재의 이야기입니다. 과거에는 직업이 있어서, 그 직업을 통해 돈을 많이 벌어놓고, 현재 백수로 사는 것일수도 있죠. 어째됐든 중요한 건 지금 돈이 있다는 것이지, 그 돈의 출처가 아닙니다. 돈은 무슨 방법을 써서든 손에 넣으면 되는 것이고, 저는 그럴 능력이 있으니까요.
그렇군. 잘 알았소. 그러나 돈이 많으면 뭐하겠소? 그래봤자 고작 백수인 것을. 실업자인 것을. 산업 예비군인 것을. 할 일이 없어서 게임이나 시계 수집, 자동차 수집을 하며 하루하루를 낭비하는 것을. 당신은 전혀 잘 살고 있는 것이 아니오. 은행 전산시스템 해킹 같은 뜬구름 잡는 소리는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보내겠소. 그게 다 당신 부모 돈 아니오? 부모의 등골을 세로로 쪼개서 거기서 나온 물을 빨아먹으며 사치하는 당신은 아주 한심하게 살고있소. 다시 한번 말하겠소. 당신은 전혀 잘 살고 있는 것이 아니오.
저는 아주 잘 살고 있는데요? 일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정말 편안합니다.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당신같은 인간은 삶에 여유라고는 없죠. 그저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에 평생을 매여 아둥바둥 살 뿐이죠. 정말 안타깝습니다.
당신도 마음 한켠에서는 느끼고 있을 것이오. "내가 아무런 건설적인 일도 하지 않고, 아무런 사회적 활동도 하지 않고, 그저 게임, 시계수집, 차수집이나 하며 삶을 낭비하고, 이런 가치없고 무의미한 삶, 정말 나는 이런 삶을 원하는 걸까? 이렇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걸까?" 인간이라면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소.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해보았소? 동창회에 참석해보았소? 무엇인가 느끼는 것이 없었소? 모두가 직업을 갖고 인생의 단계를 밟아나가는데, 나만 아무런 직없도 없이 삶이 정체되어 있다고 느낀 적 없소?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해보시오.
당신도 마음 한켠에서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나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열심히 사는 나의 삶은 가치있다." 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피상적인 자위를 하고 계시겠지만 바로 그런 식의 셀프세뇌가 당신의 삶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반증입니다. 살면서 문득 떠오를 것입니다. "나는 도데체 무엇을 위해 이 모든 것을? 혹시 남들이 다들 하니까 나도 생각없이 따라하는 것인지? 정말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 맹목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본질적 허무죠. 가치에 대한 독단에는 반드시 그늘이 존재하고, 그 그늘은 언젠가 당신을 집어삼킬 것입니다. 제 말이 틀립니까?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