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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쓰레기들에게 수없이 당하며 살아왔다. 극악무도한 놈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말초적 쾌락을 위해, 자신의 저열한 만족감을 위해 남을 짓밟고 고통주는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놈들. 지구에서 박멸해야 할 인간말종들. 상종도 하지 말아야 할 놈들. 시체로 젓갈을 담가 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들.
나는 더 이상 당하고만 살 수 없었다. 그러나 누가 쓰레기이고 누가 정상인인지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각고의 궁리 끝에 나는 방법을 하나 고안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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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 라면에 계란 넣어?
상대: [응 넣어. / 아니 안 넣어.]
나: (상대가 라면에 계란을 넣는 경우) ㅎㅎ 맞아 그래그래. 역시 라면은 계란을 넣어 먹어야 제맛이지. 계란을 안 넣어 먹는 애들은 맛알못이 분명해! 도데체 그런 맛알못들은 왜 사는건지 모르겠어! 혹시 계란 살 돈도 없는 거지인가? 계란을 넣으면 식감도 부드러워지고 영양소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데 도데체 왜 계란을 안 넣지? 영양실조로 굶어죽어도 괜찮다는건가? 정말 너무너무 이해할 수가 없어!
나: (상대가 라면에 계란을 안 넣는 경우) ㅎㅎ 맞아 그래그래. 역시 라면은 계란을 안 넣어 먹어야 제맛이지. 계란을 넣어 먹는 애들은 맛알못이 분명해! 도데체 그런 맛알못들은 왜 사는건지 모르겠어! 입맛이 초딩인가? 국물도 텁텁해지는데 왜 계란을 넣는거지? 계란 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혈관계 질환에 걸리기 쉬운데 건강관리 안 하나? 동맥경화로 죽어도 괜찮다는건가? 정말 너무너무 이해할 수가 없어!
상대(쓰레기): 응 맞아 그래그래 ㅎㅎ 역시 계란은 [넣어 / 안 넣어] 먹어야 제맛이지! 너 맛잘알이구나! 너 뭘 좀 아는구나! 우리는 뭔가 통하는 것이 있어! 너랑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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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같은 소리하네. 너같은 쓰레기랑 친구? 너는 네가 필요할 때만 친구잖아? 네게 친구란 그저 이용해먹고 등쳐먹는 시다바리일 뿐이잖아? "우린 친구지?" 같은 좆같은 개소리나 하면서 별 좆같은 것들을 다 요구하지만 내가 네게 뭔가를 부탁하면 사정이 있다며 피하잖아?
나는 사실 네가 라면에 계란을 넣어 처먹던지 안 넣어 처먹던지 관심없어. 아무래도 상관없는 네 식성에 내가 동조해주니까 기뻤니? 잔넨! 다 너를 떠본거였어. 네가 쓰레기인지 정상인인지 알아내기 위한 테스트였지. 정상인이라면 절대 너처럼 반응하지 않아. 정상인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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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 뭐? 너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네가 그런 쓰레기인지 지금까지 몰랐어. 너는 남의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우리와 취향이 다르다고 해도 그 자체로 취향은 존중받아야 해. 누군가가 맑은 국물을 좋아하든 텁텁한 국물을 좋아하든 그건 네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야. 너는 네 국물맛이나 신경써. 맛알못이 어쩌니 하는 오만한 선민의식은 제발 버려. 네가 무슨 권리가 있다고 남의 입맛을 함부로 판단해? 네가 상대에 대해 뭘 안다고 함부로 일반화해서 판단해? 사람은 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어. 그걸 모르고 남을 깎아내려서는 안 돼. 나는 함부로 입을 놀리는 너같은 쓰레기와 가까이하고 싶지 않아. 앞으로 내게 말을 걸지 말아주면 좋겠어. 제발 저리 꺼져.